나는 제조업 회사에 다닌다.

고로 여러 외국인 근로자들이 있다.

처음 그들을 보았을 때 인도사람인 줄 알고 엄청 반가왔다.

하지만 그들은 내 힌디의 갈증을 풀어줄 수 없는 국적의 사람들이었다.

특히 스리랑카는 인도 남쪽에 위치한 나라인데 힌디를 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들이 그냥 좋다.

어느 한 날, 회사에서 주최한 웃음교육을 화성상공회의소에서 받았다. 참 좋았다.

하지만 외국인 근로자들이 잘 참여하지 못하는 모습에 참 안타까웠다.

알게 모르게 한국인 들이 그들을 꺼려 한다는 느낌을 알게 모르게 받은 거도 있다.

또 한글날, 체육대회를 했는데 외국인 근로자들은 멀리 우두커니 앉아 무뚝뚝한 얼굴로

경기를 바라만 본다. 억지로 발야구에 스리랑카 용병을 투입시킨다. 하지만 많이 뻘쭘해한다.

하지만 그걸로 족하다. 그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가 아니라 함께 한다는 것에 참 가슴 따뜻함을 느낀다.

근데 가만보면, 내가 뭐라고 이래 저래 판단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그냥 내 꼴리는 대로 하고 싶은 거 같다.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특히 오늘 회사에서 아침을 먹는데, 발야구에 투입시켰던 스리랑카 친구가 보이는 것이다.

내 자리 앞에 같이 앉아 처음으로 오랜 대화를 나눠 보았다.

이름은 마힌디, 이름에 힌디가 들어가지만, 막상 한국말보다 힌디가 더 서툰 2년 차 한국살이 친구다.

그리고 해조 김을 먹지 못하는 뚝불을 좋아하는 친구이다. 기숙사에 살고 있고 한 방에 세명이 같이 산단다.

ㅡㅡ;

야간근무를 어제 오후 6시부터 오늘 아침까지 하고 밥을 먹는다고 한다. 토요일까지 일하고 일요일 하루 쉰단다.

이런 말을 듣는데, 왜케 눈물이 핑 도는지, 난 참 이렇게 타국의 땅에서 힘들게 일하는 그들을 보면 가슴이 찡하다. 물론 타지에서 일하는 나 또한 참 고생이 많다.ㅋㅋㅋ 근데 그들에 비하면 개미 똥 만도 못하다.

근데 여기서 조심해야 할 점은 이거는 그들이 불쌍하고 안 불쌍하고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한때 나는 힘들고 어렵게 사는 개발도상국의 외국인 친구들이 불쌍했는데, 그런 시선과 관점은 그들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한 데서 오는 감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의 꿈이 있고 인생이 있고 자라온 환경이 있기 때문에 불쌍하게 볼 게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의 시선과 관점으로 보면 그게 불쌍함이 되지만 그들의 눈으로 봤을 때는 그저 하나의 디딤돌 일 수도 있으니까...

그냥 있는데로 바라바주고, 그들과 감정과 생각과 경험을 공유하고자 한다. 그거면 된다. 동등한 한 사람의 지구인 으로서 서로 아껴주고 챙겨주는 그런 게 필요한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화성 외국인 복지센터가 있는데 일요일에 시간 맞춰서 그들을 한번 데리고 가야 겠다.

나는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모르는 아침이다.

아유보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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