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의 고통
개미도 고통을 느낄 수 있을까? 언뜻 생각하기에는 고통을 느낄 수 없을 것 같다. 개미들에겐 고통을 느끼게 할만한 신경 조직이 없다. 신경이 있다 해도 통증을 전달하는 물질이 없다. 개미 몸의 일부를 잘라 버렸을 때, 그 토막이 몸뚱이의 나머지 부분과 떨어져서도, 아주 오랫동안 계속 <살아 움직이는>것을 어쩌다 보게 되는 것도, 그런 사실로 설명할 수가 있다. 개미에게 고통이 없다는 사실이 새로운 공상 과학의 세계로 우리를 이끌어 간다. 고통이 없다는 것은 두려움이 없다는 것이고, <자아>에 대한 의식이 없다는 예기도 될 수 있다. 개미들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 개미 사회의 응집력은 거기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랫동안 곤충학자들은 그런 이론에 기울어 있었다. 그 이론은 모든 것을 설명하면서도 아무것도 설명하지 못한다. 그런 생각은 또 다른 이점을 지니고 있다. 즉, 아무런 거리낌없이 개미들을 죽일 수 있게 해준다는 점이다.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어떤 동물이 있다면, 나는 그 동물을 무척 두려워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개미가 고통을 느끼지 못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목이 잘린 개미는 특별한 냄새를 발한다. 고통의 냄새인 것이다. 개미의 몸 안에서 무슨 일인가가 벌어지지 않는다면 그런 냄새가 생길리 없다. 개미에게 전기적인 신경감응은 없지만, 화학적인 신경 감응은 있는 것이다. 개미는 자기 몸의 일부가 떨어져 나가면 고통을 느낀다. 제 나름의 방식으로 고통을 느끼는 것인데, 그 방식은 우리가 고통을 느끼는 방식과 사뭇 다르다. 하지만 고통을 느낀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에드몽 웰즈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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