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자이푸르에서 용인 시골 소녀 깽님과 같이 여행을 했다. 그 인연으로 남해 달품 게스트 하우스에서 다시 만났다.

간만에 만났지만 전혀 어색하지 않은 듯 서로 디스를 해댄다... 살 쪘냐는둥ㅋㅋㅋ

나는 여수로 그녀는 용인 집으로 향하는 갈림길에서 나에게 건넨 책 선물... 남자의 물건...

조그만한 메모지에 담긴 편지에 감사함을 느꼈다. 누군가에게 선물이 이렇게 고마움이 될 줄이야...ㅋㅋ

실은 집에 와서 봤더니 남자의 물건이라는 책이 있었다. 하지만 내 책은 다른 의미의 선물인 것이었다.

간간히 연락을 주고 받다가 카카오 스토리를 통해서 생일인 것을 알게 되어 책 선물을 한다.

홍지서림에 들러 기웃거리다 문득 눈에 들어온 '잠' 이라는 책! 읽기 편하게 반이 그림이고 두께가 얇다.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소설이라는 보증에 몇 장 읽어보고 카드를 건넨다.

도서관에 와서 끝까지 다 읽었다.

잠에 대한 새로운 고찰... 흥미로웠다.

잠이란 휴식을 취하는 행위는 사회적 보편 타당한 통념이다. 하지만 잠을 자지 않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잠을 자지 않는다면 우리는 인생을 더욱 길게 많은 것을 할 수 있다.

소설 속 그녀는 어느 순간 가위에 눌리면서 그 때부터 잠을 청하지 못한다.

그 누구에게도 그 사실을 함구한다. 병원에서도 해결해주지 못할 것이며 그 누구도 이해조차 못할 것이기에.

그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였기 때문이다. 그 이후로 시간이 감에 따라 잠을 자지 않는 것에

스트레스가 점점 없어진다. 그럴 수도 있다고 자연스러히 받아들인다.

그 시간에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라는 책을 보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

그 때부터 그녀는 잠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잠으로부터 시작된 존재의 이유, 죽음에 대한 의문, 쳇바퀴 돌 듯한 익숙함 등

평소 그냥 살아지던 그녀의 모습에서 살아가는 주체적 행동체로서 탈바꿈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특이하게도 이 책을 한 호흡에 단숨에 써내려 갔다고 한다.

그의 삶과 생명에 대한 고찰, 일반적인 상념에서 벗어나 다른 관점을 제시하면서

익숙한 것을 한번 돌아보게 하는 그런 언어도단의 마력을 가진 것 같다.

나는 또 한번 무라카미 하루키 작가를 좋아하게 되었다. 평소 상실의 시대의 야설적인 면을 좋아하긴 했지만ㅋㅋ

무튼 선물에서 시작된 나의 선의는 나에게 또 다른 선물을 가져다 주었다.

고로 선물은 선물로 돌아온다.ㅋㅋㅋ

남해에서 다시 재회한 깽님과 회 한사발에 소주 한잔 후 충렬사 거북선을 바라보며:)

 

톨스토이 안나 카레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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