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

 

어제 점심 때 부모님을 모시고 전주 도립미술과 전시회를 보고 왔다.

미술에 문외한인 나로서는 기대 없이 뚜벅 뚜벅 걸어 들어갔다.

워낙 기초가 없어 큐레이터의 설명 없이는 샤갈, 피카소, 피카소 할배 작품이라해도

나에게는 아무 의미가 없었다.

헐... 근데 대박! 큐레이터의 이야기는 그림에 생명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나 : 인상주의가 머에요?

큐레이터 : 순간을 포착해서 느낌대로 그리는 거에요.

나 : ah~ impressive 하다는 거구나.ㅋㅋㅋ

인상주의(입체파 이전) 폴세잔의 목욕하는 사람들의 삼각형 구도의 안정감과 역동적이지만

좀 더 진 일보한 테두리선... 잘은 모르지만 벌거벗은 남정네의 모습이 매력적이었다.ㅋㅋㅋ

 

피카소~ 내가 유일하게 아는 추상파..인가?ㅎㅎㅎ 대상의 형태를 기하하적으로 재해석한 후

여러 시점으로 본질을 표현하는 통찰력... 피카소는 나에게 있어 백만볼트의 번개를 발생하는

피카츄보다 더 멋져 보였다.

그리고 아주 먼 옛날 사람인줄 알았는데 1973년도 까지 살았단다.ㅋㅋㅋ

그는 어려서 미술학원에서부터 그림을 잘 그리기로 유명했단다. 하지만 졸업 후 이름없는 작가의

작품이 그리 환대를 받지 못했단다. 인정받지 못하고 멸시 받는 자신의 상태를 그림에 잘 나타냈다.

역시 영웅은 고통과 시련을 통해서 태어나는 구나.ㅋㅋㅋ

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베네수엘라에서 그렸다는 이 그림은 앉아있는 남자와 서 있는 여자를 표현했다고...

왼쪽 여자의 얼굴을 보면 측면과 정면 모두 2차원의 종이 세계에 충분히 그려넣음을 볼 수 있다.

종이 한장에 본질을 꿰하려는 피카소의 치열한 연구와 계산이 눈에 띈다.

이 그림은 피카소가 80세에 베네수엘라에서 그렸다는.. 후덜덜... 오래도 사셨네.ㅋㅋㅋ (그림에 남미 풍이 슝~)

그림이 자그마치 400억원.후덜..

뭐.. 몬드리안..의 수평과 수직... 이것은 눈에 많이 익은 듯하다.

이것도 역시 나무의 본질을 그림에 넣으려는 시도에서 시작해 변천해나갔단다. 본질이라...ㅎㅎ

 

샤갈 색채의 마술사... 색감이 정말 좋다. 막연하게 내가 갈망했던 샤갈~

자유분방한 느낌은 확실히 있지만~ 초현실주의적 느낌이라 그런지...

근데 그 이상의 감흥은 갠적으로 없었다는...

나에게 있어 피카소와 동급을 이루는 호안미로 그림!

위에 그림이 달, 밑에 그림이 해~ (밑에 후일담에 나오는 미술관 관장님 보이시네.ㅋㅋ)

그는 캔버스에 자신의 무의식의 세계를 표현하고 싶었다는...

본인의 손으로 그린 그림은 의도적으로 그린 의식적인 그림이라...

사람의 본질을 파악하고 무의식의 세계를 알기 위해 그냥 물감을 종이에 던진다.

이는 그 누구도 아닌 본인의 무의식이 담긴 거라고 가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멋지다. 그것이 진실이든 아니든 우리 내면의 무의식의 세계를 탐구하고 열망하는 호안미로의

열정이 느껴지기에 ... 가슴이 뭉클하다..ㅋㅋㅋ

무의식으로 던진 물감에 자신의 스타일대로 그림을 마무리 했다.

 

여러 많은 작품들이 눈에 띄었지만... 다 설명하기에는 나의 인지, 지각 능력이 부족하다.

번외 이야기지만... 전주라는 시골촌에서 이런 엄청난 고가의 작품을 공수할 수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 공개!

미술관 관장님께서는 원래 학교 영어 선생님이셨단다.

베네수엘라와의 미술작품 유치를 위해 계약 단계까지 가셨다가...

사회주의인 베네수엘라의 급작스러운 내전으로 인해 계약이 취소 됐단다.

시민군 측에서 반대를 했다고...

참고로 베네수엘라는 사회주의 라 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단다.

기름인가 천연자원이 많아 원래 돈이 많아 그 많은 미술작품을 샀고

평등하게 자본을 배분하기 때문에 돈 때문이 아닌 내정문제로 취소되었단다.

그래서 미술관 관장님께서 베네수엘라 대사관에 전화하셔서 자초지종을 알아보기 위해서

전화를 하셨는데 마침 전화를 받으셨던 분이 예전 관장님이 선생님 하실 때 제자 였다는 ...

그래서 대사관 직원이자 제자가 모든 일을 일사천리로 해결해주었다는 그런 후일담이...

이로서 우리의 눈과 심장을 즐겁게 해주었던 나의 샤갈, 당신의 피카소가 완성 되었다.

감사하다. 내가 사랑하는 전주에서 이런 큰 기회와 축복을 주셔서...

총체적으로 느낀 거지만 미술 안에서도 작가들이 道와 본질을 찾으려는 시도를 했다는 것에

다시금 놀랐다. 이래서 사람들이 미술에 빠지는 구나 한다...

ps) 머나먼 청주에서 전주를 찾아주신 혜영님께 이 그림을 바칩니다.

사랑하는 우리 파파, 마마와 함께 여서 더욱 행복하다..ㅋㅋ(울 핸님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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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역 남자 화장실 맨 안쪽에서 두번째 소변기에서 건져 올린 또 하나의 가르침입니다.

나라는 생각이 없으면 고통, 슬픔, 아픔, 원망, 우울증...

이 모두 헛된 망상...

물결 따라 출렁이는 천개의 달 그림자...

오롯이 창공에 걸린 밝은 달을 생각합니다.

나마스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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